좋은 칼럼

[스크랩] = 남의 험담(險談)=

허당1 2008. 8. 18. 12:01


흔히 우리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을 들먹인다,
그만큼 우리민족은 남 잘되는 꼴을 못 보기도 하며 시샘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 할만큼 대단한 민족이기도 하다,
나 부터도 작년일로 시기하는 이웃이 있어 그의 장난질 때문에 죄인이 되어 
금년 가을 한철을 검찰로 경찰서로 수없이 불려 다니다가는 간신히 콩밥 신세는 
용케도 면했으나 고래 힘줄 보다 찔기고 아까운 돈 수 억원을 벌금으로 토해 낸 
쓰린 경험이 있으니 남의 험담이나 시기하는 입들이 미운건 어쩔수 없는 일이다,
하여간 서양 사람들은 이곳 저곳을 떠돌며 살아온 이동 민족의 후예들이라
남의 일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인간 관계가 무척 사무적이고 기계적인 반면, 
한곳에 말뚝처럼 뿌리를 내리고 사는 정착민족인 우리는 자연히 이웃이 생기게 되고 
그래서 이웃의 시시콜콜한 내막까지 훤히 알수가 있어 둘만 모이면 남의 칭찬 보다는 
흉을 보는 일이 취미처럼 되어 버렸다,
때문에 모였다 하면 흉볼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래서 만만한 제3자를 심판대에 올려 
매달아 놓곤 마구 씹어 돌린다,
심지어 "술안주 가운데 가장 맛있는 안주가 남을 씹는 안주"라는 말까지 있는 판이니 
뭔말이 더 필요하랴....
그런데 문제는 씹는 쪽에만 있는것이 아니라 듣고 있는 쪽에서도 중간 중간 
박자를 맞춰가며 "맞아!~ 맞아!~"하던가, 아니면 "그려- 그려!~"해 대야만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 지고 만에 하나 "그게 뭔소리여?-"하고 반론이라도 
제기 할라치면 뻘개진 얼굴로 핏대부터 올리는건 예사요,- 
그 순간 두사람의 관계는 10 리 밖으로 멀어지기 일수이다,
암튼 있는말 없는 말로 씹다,씹다 입이 아파져야만 끝이 나고 간혹 너무 씹었다 싶어 
미안한 마음이라도 들면 마지못해 "그래도 그 사람 이런 좋은 점이 있기는 해..."하고 
살짝 양념 정도를 뿌려주는 아량을 보이기는 한다,
이처럼 험담 문화가 우리민족의 체질화가 돼 버렸지만 우리 선조들 중엔 평생을 
남의 험담은 고사하고 결점 마져 거론 하지않은 것으로 유명한 분들이 계시는데...,
그 한분이 내고향 파주시의 탄현면과 월롱면 경계지점에 묘역이 있는
바로 "황희"(黃喜) 정승이시다,
이분은 5백년 조선조 동안 21년간이라는 최장수 기간동안 정승을 지낸 분인데 
파주 적성이라는 두메에 훈장으로 계실때- 
낯이 익은 농부가 두마리의 소가 끄는 쟁기로 밭을 가는 모습을 보고  
"어느 소가 더 말을 잘듣는가?-" 하고 말을 건네자 이 농부 밭갈던 소를 멈춰 세운 후, 
황정승 곁으로 걸어나와 귀에 입을 대고는 "왼쪽 소가 더 잘듣습니다" 하더란다,
황정승이 의아하여 
"궂이 이곳 까지 나와서 소근 거리며 대답할게 뭔가?-"하니
농부의 대답인 즉, "아무리 말못하는 짐승이라해도 저 못났다는 말을 듣는다면
얼마나 섭섭하고 서운 하겠습니까?-" 하더라나?-
웃기는 얘기 일수도 있겠으나 이때에 얻어진 교훈을 자신의 삶의 철학으로 삼아 
평생동안을 "불언인지단처"(不言人之短處)를 했다 한다,
즉, 남의 흉이나 험담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황정승 못지않은 인물로 명조 때 17년간 재상을 지낸 "상진"(尙震)이란 분도 절대로 
남의 단점이나 흉을 보지 않았다고 하는데-
친구가 지나는 절룸발이를 보고 "저 절룸발이가 어쩌구..."하며 단점을 얘기하려 하자 
"여보게!~ 어째서 저 양반이 절룸발이란 말인가?-
내눈에는 다만 두 다리의 길이가 꼭 같지가 않을 뿐일세-" 했단다,
물론 두다리의 길이가 똑 같지가 않다는 말이 절룸발이를 지칭하고 있는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에 속한다, 하지만 "절룸발이-"라는 직선적 표현에 비해 그 얼마나 정감이 있고
친근한 표현인가?-
우리도 살다가 보면 생각없이 뱉아내는 직선적인 감정의 표현으로 해서 
상대방에게 커다란 상처를 줄때가 종종 있기도 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이나 표현대신 긍정적이고 완곡한 표현을 씀으로 해서 
세상을 한결 부드럽고 감칠맛 나게 할수 있는건 아닐까?-
암튼, 옛말에 누군가가 나를 좋게보고 칭찬을 해 줄때에는 오른쪽 귀가 가렵고 
악담이나 험담을 할때는 왼쪽 귀가 근질 거린다고 하던데 그 동안 되지도 않은 
넋두리를 맨날 주절거리고 있는 동안엔 왼쪽 귀만 겁나게 가렵더니만 오늘 이시간에는 
오른쪽 귀가 슬슬 가려워 지려는걸 보니 혹 이글을 읽으시는 어느분이 
"어쭈구리!~, 오늘만은 제법이군-"하며 속으로 긍정적인 칭찬 한마디 해주고 계신 모양이다,
좌우지간 어느 분이신지는 알수가 없으되 험담 아니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훌륭한 분이시니 
정말로 고맙고 감사 하외다,
자자손손 엄청 커다란 복을 받으시게 될거외다.- 아마...
이건 진짜유....... ㅎ.ㅎ.
    =제롬=,  
-내일칼럼: "스승의 존엄"-

- 북쪽의 봄/일본곡 - 섹소폰 연주: s카사노바.

출처 : = 남의 험담(險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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